생김새만 알고 있다면 시골 산자락 어디서건 흔히 만날 수 있는 두충나무…
대구에 근접한 하양에서도 두충나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10m를 훌쩍 넘는 20년 된 두충나무 밭입니다.
수년째 두충나무 수피를 벗겨 오신 어르신들의 손놀림에 두충나무는 매끄럽고 하얀 속살을 드러냅니다.
고무줄 양쪽 끝에 주걱과 칼을 달아놓은 연장 하나에 두충 수피가 여기저기 쌓여갑니다. 몇 년 째 두충 수피를 벗기신다는 할머님. 능숙한 손놀림에 두충수피는 여지없이 벗겨져 나갑니다. 15~20년의 세월이 이 0.5㎝의 수피에 담겨있다 생각하니 손에 들려진 두충이 그리 귀히 여겨 질 수가 없습니다. 오랜 세월로 다져진 솜씨라지만 어찌 그리 찢기지도 않고 수피를 잘 벗겨내시나 찬찬히 살펴보니 이렇게 하십니다.

먼저 칼로 키 높이에 맞추어 가로로 나무기둥을 둘러 칼집을 냅니다.
그 후 그어진 가로선에서 출발하여 아래쪽으로 선을 긋습니다. 그리고 세로로 칼집 난 두충나무 속으로 주걱을 집어넣으며 두충수피를 들쳐 냅니다.

새하얀 속살에 묻은 맑은 수액이 보이시나요?

수액을 손에 묻혀 손등에 문질러 봅니다. 끈적거리면서도 매끄러운 느낌이 왠지 피부가 아주 고와질 것 만 같습니다. 한 번 수피를 벗긴 두충나무는 다시 수피를 벗길 수 있을 때 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익성이 많이 떨어져 지금은 두충나무들이 많이 베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두충 밭도 마지막 제 소임을 다한 채 베어지고 있습니다.

수피가 벗겨진지 며칠이 지난 두충나무는 벌써 이렇게 까맣게 변해 있습니다. 10년 전 쯤 두충나무가 약으로 쓰인다하여 이산저산 빽빽이 심어진 탓에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15~20년 된 나무는 그리 흔치는 않다고 합니다. 옴니허브에서는 수령 15~20년 된 두충나무만을 선별하고 수령이 안 되거나 가는 줄기 부분은 남겨둔 채 지상으로부터 2m까지의 굵은 나무의 수간피만을 벗겨냅니다. 그렇게 벗겨낸 수피들은 번거롭지만 수작업을 통해서 코르크층을 일일이 제거한 뒤 날씬한 두충으로 거듭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