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의 강원도 정선 일대는 한해 농사 준비로 정말 새참 드실 짬도 없어 보였습니다.

이번에 저희는 강활, 일당귀, 토당귀, 일천궁, 토천궁 등의 새싹 올라오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갔었지만 워낙 바쁘게 일하시는 농민들 모습에 자칫 카메라 들고 찍는 것조차 누가 될까 무척이나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앙증맞게 솟아나는 여러 가지 약초들의 모습을 보고 느끼고, 다가올 여름에 더욱 무성해질 모습을 상상하면서 기분 좋은 며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갓올라온 강활의 새싹입니다. 뿌리부분을 함께 보세요


강활은 중국과 기원 식물이 다르다고 합니다. 아무려나 이곳에서 재배중인 강활(남강활이라고 함)은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채취한 자연산 모종을 하나씩 하나씩 모아 옮겨 심었다고 합니다. 노력과 땀이 많이 배어있겠지요.

일천궁

토천궁입니다.

천궁의 기원식물을 고증하면 토천궁이 보다 가깝습니다만 약초재배 농가들은 점점 토천궁을 외면하고 일천궁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재배가 용이하고 수익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만 저희가 토천궁을 찾아 사용하고자 한다면 분명 토천궁이 널리 재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당귀입니다.


토당귀의 모습입니다.
사진에서처럼 일당귀와 토당귀는 그 모습과 느낌(感)이 같지 않습니다. 그 약성도 물론 갖지 않겠지요. 이를 구별해서 사용하는 한약재의 범위의 확대가 하루 빨리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고본입니다.
삐죽삐죽한 잎의 모양이 또 뿌리에서 맡을 수 있는 향내가 그 약성을 짐작케 합니다.


백지입니다.
잎이 일당귀 비슷하지요. 뿌리를 씹어보면 얼마나 매운지.. 혀가 얼얼합니다

사실 일천궁이네 일당귀네 뭐 일시호네 일황련이네.. 하는, 또 천황련이네 토대황이네 회우슬이네.. 하는 갖가지 수식어들이 붙는 약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약재를 대할 때마다 두 가지 생각이 함께 드는데 약재의 범위가 자꾸 넓어지는구나.. 각기 다른 장점과 약성을 갖는 약재가 다양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그 다종 다양한 약성을 잘 구별해서 사용해야 할 텐데..하는 어쩌면 섣부르고 건방진 염려가 듭니다. 하나씩 하나씩 정립되어 나아 가야할 부분이겠지요.

독활과 방풍(식방풍)은 또 어떤 모습일까요.. 물론 봄의 모습입니다만.

독활과 방풍.. 역시 말이 좀 있는 약재입니다만 봄에 솟은 이 모습은 정말 보기 좋고.. 반갑고..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어린 생명만큼 보기 좋은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특히 그 성질이 모난 면이 있다는 약초는 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두충나무 심는 것이 유행처럼 시골에 번졌던 일이 있습니다.
한 10-20여 년 전쯤에 말입니다. 그때는 두충나무가 돈이 된다는 소문에 너도나도 노는 땅에 두충을 심곤 했습니다. 하지만 약재 성격상 10년 이상 키워야 상품성을 갖게 되고 생각처럼 경제성이 없어서 요즘엔 꾸어다 노은 보릿자루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경향이 있는 실정이지요. 심지어 돈을 안 받고도 저 나무들 좀 베어가라는 사람들까지 있는 편입니다.

이번 여정에 17-18년 된 두충나무 밭을 작업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들러 보았습니다.

생육 환경이 비교적 좋은 곳이라 두충나무들이 키도 큰 편이고 코르크층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얇았습니다. 전기톱으로 밑둥을 베어 큰 둥치는 아저씨가 작은 가지는 아주머니가 숟가락과 밥주걱을 이용해서 훌떡 벗겨냅니다. 깨끗한 속살이 보기 좋으면서도 그렇게 또 미안할 수 없네요.
당연히 요즘처럼 봄철에 나무에 물이 올라 있을 때에라야 수피가 목질부와 쉽게 분리됩니다. 모든 수피류 약재가 다 그렇지요. 잘리운 나무의 단면에서 나이테를 볼 수 있습니다. 기구를 이용해 코르크층을 제거하는 모습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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