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bes]에 실린 기사입니다.

감기(感氣)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을 것이다. 워낙 인간과 가까운(?) 병이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 또한 많았다. 전에는 감기에 걸리면 “소주에 고춧가루타서 한 잔 마시고 푹 자면 낫는다”거나 “감기가 무슨 병인가” 등 감기를 만만하게 여기는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스트레스 등으로 몸의 저항력이 약해진 현대인들은 약과 주사로도 좀체 감기를 떨쳐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요즘 같은 때에는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감기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했을 때 우리 몸의 저항력과 싸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콧물, 재채기, 기침, 오한, 발열, 식욕부진, 인후통,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증후군을 말한다. 한방에서는 감기를 치료할 때 철저하게 부정거사(扶正祛邪)의 원칙을 따른다. 인체의 면역력인 정기(正氣)를 도와 병사(病邪)를 몰아내는 것이다. 이때 환자의 증상뿐 아니라 체력과 연령을 감안해서 치료해야 한다.

특히 8세 이하의 어린이나 노약자는 사소한 감기에 걸려도 병세가 급박하게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력이 떨어진 노인들은 장기간 호전됐다가 악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기를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감기 역시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근육형과 왜소형,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 신장과 방광 기능이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 열성과 냉성 체질 등에 따라 처방을 달리해야 한다. 자신의 체질을 잘 파악해 두면 감기나 다른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초기 감기는 우리 몸의 바깥 경계에 해당하는 부위에서 콧물, 재채기 등 앞서 열거한 증상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땀을 내 몰아내면 된다. 이불을 덮고 더운 차를 계속 마시면 몸에서 땀이 나면서 오싹오싹 춥고 온몸이 아픈 몸살 기운이 덜해진다. 한방에는 마황탕, 갈근탕, 패독산, 은교산 등 다양한 처방이 있다. 하지만 초기 감기는 가정에서 간단한 민간요법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효과가 있는 재료로는 생강, 파뿌리의 흰 부분, 귤 껍질, 유자청들을 추천할 수 있다. 이들 약재를 넣고 끓여 꿀이나 설탕을 첨가해 마시면 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열을 내게 하는 성질이 있어 몸에서 땀이 나도록 도와준다. 몸이 차거나 혈액 순환이 잘 안되는 사람은 감기에 걸리지 않더라도 평소 꾸준히 마시면 좋다. 하지만 평소 몸에 열이 많은 다혈질이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면서 심장에 열이 있고 스트레스에 과다하게 노출된 사람은 위에서 열거한 재료보다 영지, 표고, 연뿌리, 무, 도라지, 율무, 밤 등을 끓인 차를 권한다.

 

감기가 오래가면 우리 몸의 진액 손실이 많아진다. 증상이 나아지지도 심해지지도 않은 교착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마른기침, 간헐적인 열, 몸살 기운을 수반할 때는 몸의 원기를 보충해 주는 것이 우선이다. 이때는 맥문동, 오미자, 만삼의 뿌리, 잔대(사삼)등을 달여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감기를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감기에 걸린다는 것은 몸의 면역체계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일상에 쫓기는 CEO들은 감기를 핑계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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