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이 불황이다 보니, 한의원의 핵심 역량과 관련된 운영방안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곤 한다. 한의원에 오는 고객의 니즈는 무엇이고, 우리 고객의 특성은 어떠한데, 한의원에서 그 고객의 니즈를 해결할 솔루션은 확고히 준비되어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해 본다. 그리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우리 한의원의 차별화된 솔루션을 가져가야 한다고 하는 데는 아마 다들 동의할 것이다.

한방차 세팅 모습.

그렇지만 핵심역량 창출이 그리 간단치 않다. 한의원의 구성원들이 고객 만족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는 많은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고객들의 첫인상은 접수 이후 대기실에서의 접대에서 정해지기 마련이다. 첫인상이 후하면 치료과정의 많은 부분에서도 좋은 점수를 딸 수가 있다. 한의원에서 가끔 연세 드신 환자분들로부터 ‘운때가 맞느니, 안맞느니’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만큼 치료효과에 주관적인 영향이 개입하는 것이 한의원 치료의 현장인 셈이다.

“종이컵이 아니라 예쁜 찻잔에 한방차를 담아 건네며 환자들의 증상을 들어주는 시간을 짧게나마 갖도록 했다”

필자가 운영하는 한의원에서는 차를 접대하는 작은 공간이 있다. 천편일률적인 대기실의 의자를 치우고 ‘접수’의 한쪽 편에 물 끓이는 주전자와 찻잔을 두고 한의원 직원과 환자로 오신 고객이 소통하는 방안을 마련해 보았다.

한의원에서 한방차를 접대하는 모습.

그리고 한방차를 개발하고 여러 증상에 응용할 수 있는 복방차를 만들어 가면서, 자연스럽게 내원하신 환자분들과 보호자에게 만든 차를 설명하고 차로 접대하는 일을 시켰다. 가급적 종이컵이 아니라 차 밭침을 한 예쁜 찻잔에 차를 담아 건네며 한방차에 대한 이야기와 당신들의 증상을 들어주는 시간을 짧게나마 가지게 한 것이다. 물론 환자분들의 호감도가 백배 좋아진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사실 한방차는 당분으로 맛내기를 하지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기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간단한 몇 마디의 설명만으로도 나의 건강을 위한 가치 있는 차로 바뀌는 것이다. 심지어 가족을 위해 구매를 하겠다고 할 만큼 한의원에서의 한방차의 효과는 위력적이다.

“몇 마디 설명에 한방차는 건강차로 바뀌고, 가족을 위해 구매를 나설 만큼 한의원에서 한방차 효과는 대단하다”

보통 손님에 대한 배려로 한의원 대기실에서는 종이컵과 일회용 녹차 티벡이나 커피 믹스를 준비해 놓지만, 고객들은 접대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잘 알고 있는 물건들이라 호기심도 없어 대화의 고리가 되지도 않으니, 서로 무관심해 지고 이후의 진행도 사무적으로 진료 받고 치료할 뿐일 것이다.

한의원의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고객’에 집중한다면, 나를 찾아온 우리 고객에게 우리가 먼저 관심을 건네고 마음을 담아 깔끔한 찻잔에 한 잔의 한방차를 권해 보자. 그리고 이 차는 아마 당신 몸에 잘 맞을 것이란 멘트를 붙여보자. 그 이후엔 우리 고객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쏟을 것이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민족의학신문

0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