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과 한방차

꽃샘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계절이 바뀌어 지금은 사방에 꽃이 피는 사월이다. 이맘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으로 황사바람과 더불어 지긋지긋한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콧물과 코막힘, 간질간질한 코를 풀고 난 휴지가 주변에 수북이 쌓인다. 이때는 외출이고 뭐고 온통 정신이 코에만 가있어 대인관계가 불편할 정도다.

생강차에 한방차 티백.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은 과민성이 있는 환자들의 생리적인 현상이다. 조그마한 자극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체질이라, 바람에 날려 오는 꽃가루와 황사의 미세먼지라는 이물질이 체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호흡기를 단속하는 작업인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 등을 반복적으로 행하게 된다. 재채기로 침입하는 꽃가루와 미세먼지를 날려 보내고, 코 안의 점막을 충혈시켜 부풀게 하여서는 코를 막아버리며, 콧물을 흘려 비강을 세척하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알레르기 비염은 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과민성 체질이 문제가 되고, 더 나아가서는 알레르기 체질을 만드는 인체의 내부 환경을 개선해야 증상을 근원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홍차에 한방차 티백.

양방이 알레르기 비염을 코의 문제로 보고, 기계로 콧물을 빨아내고, 비강점막 충혈 억제재를 뿌려 코막힘을 열어보지만, 사실 효과는 그때뿐일 경우가 많다. 한방은 인체의 내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한열온량과 비수강약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한의원을 더 신뢰한다고 본다. 이런 환자들의 선택으로 코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원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생강 끓인 물에 소엽 또는 박하 티백 등을 담가 틈틈이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고 막힌 코가 열린다”

인체의 내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몸의 중심과 말초의 온도 차이를 줄이고, 복부가 차지 않도록 따뜻하게 하며, 상부를 시원하게 하여 심폐 순환이 잘 일어나도록 하여야 한다. 알레르기 환자의 체열사진을 찍어 보면 이런 온도차가 심하게 나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배꼽뜸.

필자의 한의원에서는 배꼽뜸을 하며 합곡, 영향穴에 자침하는 정도만으로도 코가 시원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알레르기 비염의 과민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투약도 중요하지만, 치료를 위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가지도록 지도하면 좋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 눈 감은 상태로 누워서 양손의 검지손가락 내측 면으로 코 비비기를 한 5분간 하고 일어나도록 한다. 식사 후에는 음식 찌꺼기가 입 안에 잔류하지 않도록 꼭 양치하는 습관을 만든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꼭 손을 씻도록 한다.

알레르기 비염증상이 있을 경우 한방차를 틈틈이 마시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생강 끓인 물을 찻잔에 담고 소엽 티백이나 박하 티백 한포를 우려 마시게 한다. 이때 포인트는 마치 후하 하듯이 뜨거운 생강차 물에 소엽 티백을 담가서 색깔이 우러나오는 데로 마시게 하는 것이다. 경청한 소엽이나 박하의 방향이 차에 녹아서 함께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고 막힌 코가 열린다. 홍차를 좋아한다면 뜨거운 홍차에 티백을 응용할 수도 있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