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세수하고 난 후 피부가 당겨 거울을 보니, 입주변이 부옇다.
눈은 약간 부었는지 튀어 나오는 듯하고, 눈 꼬리의 각도 맞지 않아 비뚠 느낌이 든다.
뭔가 얼굴이 없어 보이는 듯 초췌한 느낌이다.
당기고 윤기 없는 얼굴을 감추려고 서둘러 크림을 발라보지만 조금씩 발라서는 당겨지는 느낌이 없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조금 많이 바르면 번들거리는 느낌이 생겨 감촉이 좋지 않다.
겨울철이 되면 피부에 윤기가 떨어지므로 아마 누구나 거울을 보며 한번쯤은 경험 해 보았을 소동일 것이다. 평상시에 피부 건조함이 심한 사람이라면 계절의 변화를 더욱 더 심하게 느끼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인체가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 수분이 땀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하고 소변으로 배출하려 하기에, 수분의 이동경로가 달라지므로 인해 피부가 건조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대개 건조함을 느끼는 체질은 상대적으로 혈액도 부족하기 때문에 혈액순환 역시 활발하지 못하여 수족냉증도 함께 오게 된다. 이와 같이 겨울철이 되면 건조함과 냉기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다.

▲ 겨울철의 차는 맛있다
인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수분부족을 따뜻한 찻물로 보충하기에 차는 더욱 운치 있는 한잔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는 것은 한번 더 생각해 볼일이다. 아메리칸 식으로 큰 머그컵에 커피를 담아 커피 향을 즐긴다지만, 건조해진 인체는 그닥 즐거워하지 않을 듯하다.
커피는 이뇨작용이 강하여 그나마 체내에 있는 수분조차 소변으로 배출하려 하기 때문에 더욱 더 건조함을 부채질하게 된다.
생각해보라! 커피콩의 원두를 강배전하여 바짝 로스팅하게 되면 원두의 지방마저 바싹 태워지게 되는데, 이런 바싹거리는 원두를 그라인드로 갈아 추출하는 것이 커피가 아니더냐. 아메리카노는 특히 강배전하여 많은 양의 검은색 커피를 추출하는 것이 특징인데, 기름진 육류를 배불리 먹고 난 후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약차가 되지만, 겨울철 건조함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심결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건조함을 가중시켜 피부를 더욱 까칠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 겨울철에는 한방차가 제격이다
큰 머그컵에 망에 담겨진 한방차를 띄워 놓으면 서서히 찻물이 우러나온다.
손이 차다면 양손으로 따뜻해진 컵을 감싸며 조금씩 마셔본다.
머그컵으로 한잔 씩 조금조금 마신다. 친구랑 이야기 하다보면 금세 한잔의 차가 비워진다. 떨어지면 다시 물을 충전하여 마신다.
첫잔을 우릴 때보다 한 번 더 물을 붓고 난 두 번째, 세 번째가 더 맛있다고 느낀다. 섬유질의 한약재는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유효성분이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당귀도, 구기자도, 산수유도, 생강도, 대추도…. 겨울철의 건조함을 달래는 좋은 한방차의 소재가 된다.

 허담 /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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