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을 자랑하던 들녘은 이제 울긋불긋한 오색 향연을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자색의 꽃대를 피웠던 경북 고령의 향부자 밭도 어느새 그 푸르름을 감추고 벌써 농민들에게 수확의 기쁨을 주고 있었습니다.
향부자의 수확은 불로 시작을 합니다. 먼저 서리가 내린 후 말라붙은 향부자 밭에 일제히 불을 지핍니다. 이번에 갔을 땐 벌써 불을 지펴 땅위 줄기들은 모두 태워지고 옛날 까까머리 총각의 머리 마냥 새까만 흔적만을 남겨 놓고 있었습니다. 좀 더 일찍 향부자 밭을 찾았다면 좋은 불구경(?)을 할 수 있었겠죠?
이렇게 지상부를 태워버린 후 향부자 수확을 위해 1억원을 들여 특별히 제작했다는 트렉터를 이용해 밭을 갈아엎습니다.
그 후 갈쿠리를 이용해 땅속에 있던 향부자 괴근과 잔뿌리들을 위에 고루 펼쳐 놓습니다.
이렇게 해서 15~20일 정도를 앞뒤로 뒤집어가며 건조합니다.
건조가 다 되면 향부자 괴근만을 골라내는 작업을 합니다.
토치를 이용해 불로 향부자의 잔털과 잔뿌리들을 태우는 작업이지요.
내일 비가 올거라는 기상예보에 향부자 밭 농민들은 비상이라며 일손을 바삐 움직이십니다.
애써 보름이상 말려 놓은 향부자에 비를 맞춰버리면 다시 20정도를 말려야 하는 번거로움과 노역비까지 들어가면 못해도 몇 백만 원은 손해를 입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향부자의 잔털을 제거하는 작업까지 하게 되면 밭에서 하는 작업은 끝이 납니다. 잔털까지 제거된 향부자는 이제 가공공장으로 들어가 선별과 도정 그리고 세척과 절단 작업,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조를 거치게 되어 비로소 향부자가 됩니다.
지금 시중에는 일찍 출하된 햇 향부자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향부자는 워낙 생산량이 많은 품목이어서 재배지 조성 없이 A급만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저희 옴니허브에서는 농가의 수확작업이 마무리되는 12월경에 가공작업을 마친 향부자를 구매할 예정입니다. 그때 향부자 가공과정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향부자는 평당 4~5근이 수확되면 풍년작이라고 하는데 올해는 부족한 일조량에 초기에 내린 비가 너무 많았고 수확기 전에 너무 가물었던 탓에 수확량이 2근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여 2배정도의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들녘에 일하시던 분들이 모두 60~70세의 할머니, 할아버지시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마도 향부자를 보면 그 분들이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