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차 로스팅의 기술, 한방차의 선호도

당귀차 로스팅.

원두ㆍ 약재 특성 달라 로스팅만으로 한방차 맛내기
힘들어 맥문동 팝핑함 이용 끈적거림 해소…
당뇨환자들 큰 호응 당귀 끓이면 텁텁해…
핸드드립 하면 감칠맛ㆍ향 우러나와

커피 원두를 로스팅해 추출하는 방법은 한방차를
만들어 나가는데 많은 단초를 제공했지만,
한약재를 로스팅해 즉석에서 침출하는 일이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그것도 마시고 싶어지는 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일까지라면….

은은한 향의 당귀차.

로스팅이 잘 되는 약재라면 원하는 맛이 안 나오고,
맛이 있을 것 같은 약재는 로스팅하기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유지방 성분이 많아 잘
볶아지는 커피 원두와 비교해 섬유질이 많거나
전분질이 많은 약재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로스팅만으로 한방차의 맛을 만들어 내기가
정말 어려웠다.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예를 들면, 맥문동을 파절해서
로스팅하는 동안 맥문동의 끈적거리는 점성이
로스팅기에 달라붙어 버리는 일이다.
로스팅으로 열이 가해지면 맥문동에 있는 당분이
녹으면서 카라멜처럼 표면에 붙어버린다.
모든 것이 로스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일당귀의 뿌리.

여러 모로 연구하다 결국에 맥문동을 팝핑함으로
끈적거림을 해소했지만 파쇄할 때 로스율이 너무
높아 생산성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어렵게 만든
맥문동차가 당뇨가 있는 어르신들의 차로 많은
호응을 받았을 때 그 간의 고민이 눈 녹듯 사라지는
즐거움도 맛보았다. 한 분이 효험을 보신 후
입소문을 내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찾아주었던 것이다.

당귀를 덖으면서 당귀차의 내음을 좋아하는 층과
거부하는 층이 분명히 있음을 실감했다.
당귀는 어찌 보면 한방을 대변하는 향을 지닌 약초다. 하지만 향이 너무 강하면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느껴, 향을 약하고 은은하게 만들어 내는 기술이
필요했다. 이런 애로사항을 경주대의 박 교수와 산학
기술과제를 진행하며 연구하다, 발효를 통해서 당귀차의 향미를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당귀를 파쇄하여 균주를 접종하고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하면 당귀의 강한 향은 감소하고 맛 역시 훨씬 순하고 부드러워진다. 물론 이 때 차를 만드는 당귀는 토당귀가 아니라 일당귀를 사용해야 한다. 일당귀의 甘辛한 맛이 토당귀보다 훨씬 감미롭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당귀차를 핸드드립으로 우린 다음 꿀이나 흑설탕 등 약간의 감미료를 첨가하면 입 안을 화하게 밝히는 맛있는 차가 탄생하는 것이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당귀를 끓여서 마시는 것과 핸드드립으로 즉석 침출해 마시는 방법을 비교하면 중요한 맛의 차이가 있다. 당귀를 끓이게 되면 전분질이 우러나와 텁텁해지지만 핸드드립은 감칠맛과 깔끔한 맛이 당귀향을 감싸고 우러나오기 때문에 전혀 다른 맛이 된다.

은은한 당귀향은 한방을 좋아하는 계층에서 높은 선호도를 가지고 있다. 당귀향을 맡으면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 절로 난다는 사람들…. 한국인들의 핏속엔 한방 선호도가 높은 DNA가 있지 않을까.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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