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오미자, 복분자, 귤피, 구기자
한의학에서는 노화의 원인을 비위(脾胃), 장(腸), 폐(肺) 등 수분 대사를 관장하는 장기에서 주로 찾는다. 이들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면 몸 속에 불순물이 쌓이고 그것이 병리적인 성분으로 변해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동양의 전통적인 항노화 식품은 구기자, 오미자, 복분자·귤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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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사방이 흰 눈으로 덮이면 들뜬 강아지마냥 앞마당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놀다가 귀가 빨개지면 안방 구들목에 깔아 놓은 이불 밑으로 쏙 들어가곤 했다. 심심해서 고개를 내밀면 기묘한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한 자개농이 눈에 들어온다.
산과 구름 사이로 학, 사슴, 소나무 같은 것들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불로장생한다는 열 가지 자연물은 세월이 가도 변함 없이 영원한 해, 산, 물, 돌, 구름과 수명이 길어 고귀한 영물로 여겼던 소나무, 거북, 학, 사슴 그리고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불로초 등이다.
역사상 불로장생에 대한 욕망이 가장 강했던 인물은 진시황이다. 그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고 스스로 황제라 칭했으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불로장생에 대한 헛된 욕망으로 가득 찼다. 재위 기간에 불로장생 약을 구하고 어떻게든 죽음을 피하고 싶어 서복(徐福)에게 어린 소년소녀 3,000명과 함께 많은 보물을 하사하면서 삼신산을 찾아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명한다.
하지만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진시황이 말하는 불로장생의 약은 있을 리 만무했다. 서복도 희대의 사기꾼이어서 우리나라의 금강산과 한라산, 지리산을 거쳐 일본 쪽으로 도망쳐 버렸다는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그 후 진시황은 방술사인 노생(盧生)과 후생(侯生)에게 부탁해 필사적으로 불로장생 약을 구하고자 했으나 이들마저 재물을 가지고 도망가 버린다. 크게 노한 진시황은 자신을 비방하고 비웃는 유생들을 모조리 잡아들여 구덩이에 생매장하고 수많은 책들을 불태워 버린 이른바 분서갱유를 저질렀다.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젊음을 유지한 채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끝이 없는 시작이 없듯이 죽음 없는 삶 또한 있을 수 없기에 불로장생은 인간의 헛된 꿈일 수밖에 없다. 현대인들은 덧없는 불로장생의 꿈보다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현실적인 꿈을 꾸고 있다. 그것이 바로 항노화(抗老化·anti-aging)에 대한 욕망이다.
항노화를 함축적으로 설명하면 ‘성공적인 노화’가 된다. 나이가 들어 “참 곱게 늙었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항노화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노화란 피부를 구성하고 탄력을 유지하는 성분인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감소해 피부 조직의 결합이 약해지고 느슨해져 주름이 생기고 모공이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나이가 들면 치열한 삶의 흔적인 듯한 기미와 저승 꽃이란 검버섯도 하나둘 늘게 마련이다. 눈꼬리나 눈 밑, 입 주변의 팔자 주름도 많아진다.
노화의 다른 증상으로는 비만과 근육량의 저하를 들 수 있다. 신체 각 부위의 피하지방은 감소하고 상체 비만이나 복부 비만이 두드러진다. 팔과 다리의 근육량도 줄어든다. 무릎 위에 봉긋한 지방층이 형성되기도 한다.
두피도 노화한다. 모낭 수가 현격히 줄어들고 머리카락의 성장 속도가 점차 느려져 힘을 잃는다. 수정체가 두꺼워져 시력이 약화되고 가까운 거리의 물체에 초점이 잘 맞지 않는 노안(老眼)이 된다. 고음을 인식하는 청력도 점차 감퇴한다. 중년 이후 자연스럽게 성욕이 감퇴하고 성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노화 현상이다.
이런 노화 현상을 장기간 방치하면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항노화를 위한 최고의 대책은 ‘잘 늙어가는 것’이다. 주름을 펴고 정력을 되살리는 것만이 항노화가 아니다. 현재의 내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보완해서 최고의 건강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항노화다.
발달한 현대 의학과 과학 덕분에 인간의 평균 수명은 획기적으로 늘어났지만 행복감도 비례적으로 늘었는지는 의문이다. 노화로 인한 정신과 육체의 변화는 누구나 겪게 되는 것이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한다면 노화 시기를 대폭 늦출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식생활 개선이 항노화 습관의 첫걸음이다. 항노화를 위해 설탕과 지방, 소금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청·적·황·백·흑의 색깔을 가진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기를 권한다.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60세쯤 되면 근육의 탄력이 청년기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고 폐활량도 크게 감소한다. 따라서 노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근육과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노화를 앞당기는 요소다. 그래서 흔히 ‘무언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서 육체적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세상사 마음대로 안 되겠지만 스트레스가 엄습할 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동해 물리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음악 감상, 독서, 명상, 골프 등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도 항노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항노화를 위한 각종 노력은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수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느긋하고 여유롭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노화의 개념에서 본다면 불로장생을 ‘늙지 않고 오래 산다’고만 해석할 수는 없다. ‘불로’는 ‘늙지 않게 한다’는 단어로 해석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장생’도 ‘생명을 연장시킨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노화의 원인을 비위(脾胃), 장(腸), 폐(肺) 등 수분 대사를 관장하는 장기에서 주로 찾는다. 이들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면 몸 속에 불순물이 쌓이게 되고 그것이 병리적인 성분으로 변하면서 노화가 진행된다.
좋은 음식은 우리 인체 면역의 70% 이상을 좌우하는 건강한 장을 만든다. 그래서 지나친 알코올 섭취나 흡연, 식품 첨가물, 인스턴트 음식, 패스트푸드 등을 피해야 한다.
반대로 항노화 효과가 탁월한 마늘, 토마토, 적포도주, 녹차, 올리브유, 견과류(잣·호두), 콩, 두부, 된장, 치즈 같은 발효음식 등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어패류나 해조류, 야채, 참깨, 검은 콩 등 오색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좋다.
서양의 대표적 항노화 식품은 블루베리, 크랜베리 등이면 동양에서는 구기자, 오미자, 복분자, 재래종 감귤의 껍질 등을 대표선수로 내세운다.
노화를 막는 상용 한방 처방으로는 널리 알려진 공진단, 경옥고, 익수영진고, 연령고본단, 팔미원 등이 있다. 특히 천문동, 오미자, 숙지황, 맥문동 등 여러 약재를 섞어 만든 연령고본단(延齡古本丹)은 예부터 잘 알려진 항노화 처방이다.
기운이 없고 관절이 아프고 고혈압이 있으며 간 기능이 약해지고 혈당이 높아진다. 그리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정신이 분명하지 않는다면연령고본단을 복용해 보길 권한다.
허담 대구 태을양생한의원장



얼마 전 60 평생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온 비구니 한 분이 찾아왔다. 오늘도 하루 종일 서서 무료 급식을 하느라 무릎 아픈 걸 간신히 참았다며 아픈 부위를 보여준다.

▶흥미생주 · 백하생주 등 생주는 가열 처리를 생략해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예부터 한의학은 냉혹한 자연환경과 생존경쟁이 초래하는 갖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의학과 고전인 <황제내경>에 투영된 바대로 우리 육신의 불로장생을 꿈꾸는 도가(道家) 의학이 조화를 이루면서 많은 발전을 해왔다.
기가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의 흐름에 장애를 일으킨다. 비만은 우리 몸에서 기가 정체돼 신진대사를 방해할 때 생긴다. 이럴 때 푸른색 귤을 통째로 절단해 말린 지각을 차로 우려내 마시면 좋다.




△오래된 기침이나 천식에는
목련과에 속한 오미자나무의 완숙한 과실이다.진액 생성을 도와 갈증 및 오래된 기침이나 천식에 좋으며, 가슴이 뛰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면서 꿈이 많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정신이 산만한 증상을 완화하고 또한 간수치(GOT, GPT)를 내리는 작용이 있어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시킨다.이외에도 고지혈증 예방, 혈압조절, 심장기능 강화, 항 당뇨, 항균작용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오행상 오미자의 빨강색은 심장의 색깔로써 심장의 열을 내려 줌으로 얼굴이 붉은 사람이나 스트레스를 자주 받아 생긴 화(火)로 인해 얼굴이 달아오르는 사람에게 아주 좋다.– 주의사항 : 기침, 감기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 등은 복용을 금한다.



◀ 수행 중인 스님들도 한번 냄새를 맡으면 못 참고 담을 넘는다는 중국요리 불도장(佛跳牆)에도 오골계가 들어간다.오골계를 황기 · 구기자 등 한약재와 결합해 처방하면 신경통, 중풍 후유증, 부인병, 당뇨병, 남성의 양기 부족 등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 오골계가 여러 질병에 효험이 있는 것은 간장과 신장의 기운을 북돋우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한방에서는 신경과 힘줄을 간장의 소관으로 본다.간장은 우리 몸의 독소를 해독하는 작용을 하므로 이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독소가 신경과 힘줄을 침범해 통증이나 마비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간장의 힘을 덜어주는 신장의 기능이 약해도 마찬가지다.우리 몸이나 뼈마디가 욱신거리고 붓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간장과 신장의 기능이 약해 체내 독소를 제대로 해독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오골계를 먹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 중국에서도 오골계로 만든 오계백봉환(烏鷄白鳳丸)이 여성의 생리와 출산에 대한 여러 허약 증상에 쓸 수 있는 대표적인 상비약으로 널리 보급돼 있다.중국 명나라 때의 의학 서적인 <본초강목>에서는 오골계가 허약 체질을 보하고 기가 허해 나타나는 가슴앓이나 복통을 치료하며, 임산부에게는 냉대하 및 일체의 허약 체질을 보하고, 어른과 아이의 설사를 낫게 한다고 했다.뼈가 검은 것은 간장과 신장, 혈관 등의 병에 좋다. 중풍이나 상한(傷寒), 몸이 붓고 아프며 저릴 때, 힘이 빠지고 몸이 뻣뻣할 때 효험이 있으며, 태중에 먹으면 안태(安胎)한다고 했다. 끓여서 국으로 먹으면 심장을 편하게 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기(邪氣)를 없애준다. 탁한 피나 심장의 묵은 어혈을 풀어주며, 종기 고름을 없애고 새 피를 생산하고 보하게 한다. 많이 먹으면 피부가 고와지며, 흑임자를 볶아 국에 타 먹으면 주독을 없애준다고 돼 있다.허약 체질이나 정력 강장의 효과 외에도 <동의보감>(東醫寶鑑)의 ‘탕액편(湯液編)’에 보면 사람이 놀랐을 때나 공포, 정신적 충격 등에 빠졌을 때 진정시키는 작용을 하며, 산부의 보익이나 대하증, 자궁출혈증 등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또 설사나 이질 후 보양제가 되며 특히 풍이나 떨리고 마비가 오는 증상, 신경통 · 타박상 · 골절상 · 골통에도 유효하다. 늑막 등의 농을 제거하고 피를 새로 만들고 보호하며 신기를 활성화하는 데 특이한 효능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