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도경에 산약을 서예라 한다.

생산약을 사다가 숯불에 구워서 먹어 보았다.
감자나 고구마 굽듯이 잿불에 묻어 두면 껍질이 약간 타면서 속이 익는데 껍질을 벗기고 먹어 보면 감자와 흡사하다. 딱히 똑같다고 할 수 없지만 입안에서 씹히는 허벅허벅한 느낌, 마치 우유를 친 감자를 구었다고나 할까?

생채일 때는 점액질이 전혀 없다. 그래서 서예라고 하였나?

산약의 주산지는 경북 영주와 안동이다.

작년에 산약을 양건해 보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실패하였다. 점액질이 너무 많아 금방 시커멓게 변해 버리는 것이었다.

올해는 건조기에 섭씨 35도를 기준으로 놓고 상하 5도 정도를 오르내리게 하니 약 5일 정도 소요된다. 약성의 변화를 줄이려고 최대한 낮은 온도에서 작업하였다. 이렇게 건조된 것을 씹으면 말린 밤을 깨물어 먹는 맛이 난다. 단맛이 나고 구수함이 우러나온다. 본초서에 나오는 기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껍질은 구태여 벗기지 않았다. 고기의 제일 맛있는 부분은 뱃살, 지느러미살, 머리 뼈 사이에 붙은 살 등이다. 감각과 신경이 밀접하게 연결된 부분이다.

식물도 생장점이 있고 활발한 작용이 일어나는 곳 즉, 껍질과 가까운 쪽이 맛이 있으면서 약효 또한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오랫동안 마를 연구해 오신 안동 북부시험장 장소장님의 조언도 역시 그러하다.
껍질 째 건조하여 씹어 보았지만 맛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