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草를 약탕관에 넣고 달여보면 보라색이 아닌 군청색이 배어나온다.
마치 헤모글로빈이 빠져나간 정맥혈, 아니 정맥혈관의 색깔이랄까. 피의 밑바닥 바탕색같은 느낌이다.
색이 얼마나 짙게 베이는지 약탕관의 첩지며 찻잔, 심지어 약탕관의 내부면까지 짙은 군청색이 깊숙히 묻어 있다.
紫草와 같이 염료로 사용되었던 것은 모두 약용으로도 사용되었다.
쪽, 황칠나무, 홍화, 옻나무 등등….

황련과는 다른 청열해독작용

紫草 一味만을 달여 먹으면 들큰한 맛이 난다.
본초서마다 苦味 또는 甘味로 다르게 기재되어 있지만 苦味이기보단 분명히 甘味다. 청열해독의 주치로 보자면 苦味가 더욱 합당하겠지만 甘味가 나는 것으로 보아 황련 황금 금은화 등의 청열해독 작용과는 분명히 다른 청열해독의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본초의 바다라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데 있어,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는 선배들의 항해일지인 본초서와 오감으로 다가오는 느낌뿐이다. 가장 원시적인 장비이지만 본초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내가 느낀 감각에도 어느 정도의 보편성은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한가지 약초를 내나름대로 이해하기 위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간에 계속 그 약초를 달여 먹어 본다.
본초서와 맞추어 가다보면 어떤 부분은 이해가 되고, 어떤 부분은 도저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다.
紫草를 달여 먹으면 마치 산삼(장뇌)을 씹어먹는 때와 마찬가지로 침샘에서 계속 침이 분비되는 기분이 든다.
입안에 감칠맛이 도는 것처럼 매끄러워 진다.
이 느낌이 紫草의 약성을 표현해 주는 것이 아닐까?
반진 포진 악창 궤양 등 각종의 피부질환과 출혈이나 혈관의 내부가 막혀서 생기는 혈관성 질환에 응용될 수 있는 紫草의 약성은 맛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우둘투둘한 피부의 표면을 매끄럽게 펴주는 작용이 입안에서 느끼는 매끄러운 감칠맛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중국에선 紫草가 각종의 상피세포암에 강한 치유작용을 가진다는 보고가 많이 올라와 있다.
피부가 우둘투둘해지는 피부질환뿐 아니라 입안 목, 식도, 위, 대장의 내장표면, 심지어 자궁의 내부 표면의
우둘투둘함 까지 모두 매끄럽게 펴주는 작용을 하여 주지 않을까 한다.
자초를 달여 먹어 보면서 이 약초의 응용에 관하여 청미래덩굴의 뿌리와 백화사설초와 紫草가 모두 차이는 있지만 약간씩 감칠맛이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세가지 약초가 모두 상피세포암에 응용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입안을 매끄럽게 하는 이 맛이 피부표면까지도 매끄럽게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짐작을 해본다.
한가지 우스운 것은 자초를 오래 달이면 굉장한 꾸렁내가 나는 데 어디에서 그런 냄새가 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중국 자초 형태달라

중국의 약재시장에서 본 紫草는 보통 軟紫草라고 하여 우리와 형태가 다르다.
신강성에서 많이 채취한다고 하는데 보라색 뿌리에 마치 보랏빛띠가 감겨 있는 형태다.
사진은 약재시장을 촬영한 필름에서 뽑은 거라 좀 어두운 것 같다.
동북의 길림성에서 야생으로 채취한 형태는 우리나라와 같은 형태이나 수량은 거의 없다고 들었다.
하여간 紫草는 중국의 전역에서 고르게 분포하지만 형태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학명도 달라
우리의 紫草와는 약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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