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bes]에 실린 기사입니다.
욕망과 적당한 스트레스는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
사업가에게 이런 면이 없다면 조직을 거느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질서를 흩트리게 된다. 우리 몸에서 질서가 무너지면 병으로 나타난다. 과도한 욕망에서 비롯되는 좌절이나 분노와 같은 스트레스는 다양한 형태의 병을 유발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당뇨병이다.
▶ ‘황정’이라 불리는 층층둥글레 뿌리. 차로 우려 먹으면 당뇨에 좋다.
얼마 전 약초 자원 조사를 위해 중국 쓰촨(四川)성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 안에서 무역업을 하는 김준기(52) 사장을 만났다. 중국에서 오래 근무했던 김 사장은 전에는 몸집이 약간 비대한 편이었고 얼굴은 상기된 듯 붉은 색을 띠고 있었다. 그래도 그는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라 건강에는 누구 못지않게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본 그는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살이 약간 빠져 있었고 얼굴에는 피로한 모습이 역력했다. 걱정이 돼 물어봤더니 몇 년째 당뇨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증상이 어떠냐고 물어보자 그는 “식욕은 좋은 편인데 먹어도 자꾸 살이 빠지고 피로감을 많이 느낍니다.
손발이 저릴 때도 많고요. 가끔 눈도 침침하고 충혈된 듯해 간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더니 혈당 수치가 300 넘게 나왔지 뭡니까. 당뇨병이라더군요”라고 대답했다. 당뇨병의 증상은 조금만 신경 쓰면 어렵지 않게 눈치를 챌 수 있지만, 김 사장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경영자들은 이상 신호를 모르고 지나가는 수가 많다.
생활 환경이 서구화되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우리나라도 당뇨 발병률이 매우 높아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뇨병은 고량진미와 잦은 음주, 노동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특권층의 병처럼 인식됐지만 이젠 시골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는 아주 흔한 질병이 됐다.
말 그대로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해 체내에 들어온 당이 분해되지 못해 혈액 중에 포도당 함유량이 높아져 소변으로 당이 배출되는 질병을 말한다.
▶ 아주 쓴맛을 내는 ‘황련’은 몸의 열을 내리게 하는 약으로 쓰인다.
선천적으로 집안에 당뇨병에 대한 유전적 인자가 있는 사람에게 자주 발병되며 후천적으로 면역 기능이나 간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스트레스, 비만, 과식, 과음, 운동 부족 등의 환경 인자가 더해지면 더 쉽게 발병되기도 한다. 한방에서 당뇨는 소갈병이라고 하는데 다음(多飮) · 다식(多食) · 다뇨(多尿)를 주 증상으로 한다.
소갈병에 걸린 사람은 약을 처방하기 전에 마음의 화(火)부터 다스려야 한다.
그것은 의사의 몫이 아니라 전적으로 환자에게 달려 있다.
인체 내부에 화와 열(熱) 기운이 많아지면 혈액이나 진액 속의 수(水) 기운이 졸아져 혈액이 탁해지고 진액이 마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소갈병이다.
기본적인 한방 치료법은 화열을 없애 혈액을 맑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서 말한 김 사장에 대해서도 혈당을 잡고 당화혈색소를 정상화시키는 한방 처방을 하는 한편, 적당한 운동과 한방 차 및 식이요법을 조언했더니 최근 병세가 많이 호전됐다는 연락이 왔다.
한방에서는 화와 열이 진행될 때 아주 쓴 약을 사용한다.
황련 · 황백 · 고삼 등 소태처럼 쓴 약들이 있다. 이러한 강한 쓴 맛은 달아오르는 화열을 식히는 소방수 역할을 한다.
화열로 인해 손상된 진액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갈근 · 둥글레 · 생지황 · 구기자 · 오미자 · 연자육 · 천화분 · 맥문동 · 지모 등의 약재를 사용해 몸을 방어하도록 한다.
쫀득쫀득한 진액 성분을 많이 함유한 한약재를 한방에서는 보음제라 하는데 이는 화열로 인한 인체의 과잉 소모를 채워 주는 역할을 한다.
당뇨를 오래 앓게 되면 인체는 오랜 전쟁 끝에 황폐해진 땅과 같다.
부족해진 기와 혈을 잘 다독이고 보충해 수명을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다. 이때는 숙지황이나 홍삼 등 보약제를 보음제와 같이 섭취해 당뇨병과 타협하며 살아가야 한다.
특히 당뇨병에는 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혈액의 정화를 통해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일은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을 직접적으로 예방하는 일이기에 간 기능 개선에 많이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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