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bes]에 실린 기사입니다.

기가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의 흐름에 장애를 일으킨다. 비만은 우리 몸에서 기가 정체돼 신진대사를 방해할 때 생긴다. 이럴 때 푸른색 귤을 통째로 절단해 말린 지각을 차로 우려내 마시면 좋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튀어나온 뱃살은 사장님의 상징이었다. 배고픈 시절이라 사장님들은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사장님의 뱃살’에 대한 선입관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사장님의 뱃살’을 너그럽게 봐주는 경향이 거의 사라졌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우리 한의원에도 아내 손에 끌려오는 풍채 좋은(?) 사장님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비만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체내에 지방이 과잉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체중계 눈금만 살펴볼 게 아니라 우리 몸 속에 지방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만 비만으로부터의 탈출을 시작할 수 있다.

자신의 비만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체질량 지수(BMI)와 복부비만의 정도(허리 둘레와 엉덩이 둘레의 비율로 산출)를 파악해 보면 된다. BMI는 성인의 몸무게와 키에 따른 비만도를 측정하는 수치로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수치에 따라 저체중(18.5 미만), 정상(18.5~24.99), 과체중(25~29.9), 비만(30 이상), 고도 비만(35 이상)으로 분류한다. 허리 둘레를 엉덩이 둘레로 나눈 비율이 0.8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5년 비만 남성은 35.2%로 3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으로 분류됐다. 이 같은 수치는 1998년의 26%에 비해 9.2%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여성 비만은 28.3%로, 1998년의 26.5%에 비해 1.8%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남성 비만은 40 · 50대에 두드러져 40대는 41.2%, 50대는 41.1%로 나타났다.

중년이 되면서 몸이 불어나면 남 보기에는 여유가 있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정작 당사자는 몸의 많은 면적에 혈액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을 느껴 괴롭다. 비만 환자들은 대부분 손발이 저리거나 쥐가 나는 혈액순환 장애가 있다.

또한 과중한 체중으로 인해 요통이나 무릎의 퇴행성 질환이 생기기 쉽다. 가슴이 답답하고 뒷골이 당기고 머리가 자주 아프게 된다. 혈액이 탁하고 점조하기 쉬워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 등의 심혈관 질환이 올 수 있고 지방대사의 장애로 인해 지방간이나 당뇨병, 중풍, 관절 류머티즘 등의 위험성이 아주 커진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의 유형을 기허(氣虛)형, 기체(氣滯)형, 담음(痰飮)형, 신허(腎虛)형, 비허(脾虛)형 등으로 분류한다.

기허형 비만은 기가 부족해 신진대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지방대사의 기능도 떨어져 생기는 비만이다. 기체형 비만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기의 흐름에 장애를 일으켜 지방대사, 혈액순환, 기순환이 정체되는 경우다.

담음형 비만은 우리 몸 안에 있는 진액, 즉 수분이 열로 인해 탁해져서 뭉친 것을 말한다. <동의보감>에는 병의 70% 이상이 이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허형 비만은 혈액 속에 독소가 침체돼 순환 장애를 일으키고 이것이 비만으로 연결되는 경우를 말한다. 비허형 비만은 소화기 장애가 그 원인이다.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결국 종합해 보면 우리 몸 어딘가에서 흐름이 막혀 정체됨으로써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 기혈의 순환과 식체를 소통시키는 한약재 지각.
(좌) 울적하고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는 약초 울금.


원인을 알면 치료 또한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몸 안에서 뭔가가 정체되는 것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소식(小食)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으면서 할 수 있는 비만 치료는 없다. 이런 비만 치료법을 선전하는 회사나 병원 말을 듣다가는 요요 현상 등의 후유증을 겪을 것이다.

볼썽사납게 튀어나온 뱃살을 집어넣고 싶다면 이제부터라도 식사량을 기존의 3분의 2로 줄여야 한다. 흰 쌀밥보다는 잡곡밥이 건강에 좋고 되도록 오래 씹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잔멸치 볶음, 콩 · 우엉, 조림 등 오래 씹어야 하는 밑반찬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사 도중에는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을 씹을 때 타액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고 마시는 물로 인해 소화액이 희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는 물론이거니와 식사 때 마시는 한두 잔의 반주도 비만의 적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음식을 조절해 체내에 지방이 쌓이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쌓인 지방을 없애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쌓인 지방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도한 운동보다는 빠른 속도로 땀이 날 때까지 걷는 것이다.

또한 카페인과 설탕이 함유된 커피 대신 비만 해소에 도움이 되는 한방 차를 권한다.

구미 지역에서는 덜 익은 푸른색 귤을 통째로 잘라 말린 지각이 다이어트 차로 각광받고 있다. 지각처럼 기혈의 순환을 도와주는 다른 한방 차로는 귤피, 소엽, 향부자, 울금, 강황 등을 들 수 있다. 담음이나 어혈 등 탁한 혈액을 맑게 해주는 한방 차는 쓴 맛이 강한 영지차나 고삼차, 죽엽차가 대표적이다.

→ 진액이 탁해져 몸이 무겁고 항상 부기가 있는 경우 이뇨 작용을 도와주는 율무차, 수염차, 옥수수같은 것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 식사량을 줄이면 아무래도 처음에는 몸이 허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럴 땐 맥문동, 숙지황, 오미자, 구기자 등을 차로 우려 마시면 허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비만으로 야기 될 수 있는 성인병인 내장비만, 지방간,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중풍 등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를 가지고 있는 장기는 간이다. 간은 지방대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평상시에도 스트레스나 잦은 음주로부터 간을 보호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비만을 치료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우선 간부터 정화할 것을 권한다.

근처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1박2일 정도 일정으로 간 청소를 하면 혼탁해진 담즙과 담석이 상당히 제거된다. 간을 정화하면 늘 피로를 느끼던 사람도 몸이 가벼워지고 눈이 밝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간 청소를 한 후 비만 약물치료를 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방에서의 비만 치료는 식욕을 적당히 조절하고 체내에 쌓여 있는 체지방을 제거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0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