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根의 火를 瀉한다는 玄蔘.

현삼은 맛은 달면서도 약간 쓰고 성질이 凉하고 液이 많아 腎經을 淸熱하는 약재입니다. 현삼은 立冬을 전후로 채취하는데 한참 수확중인 현삼밭에 다녀왔습니다. 경북 안동의 산기슭에서 10여 년째 현삼 농사를 지어오고계신 옴니허브와도 몇 해째 인연을 맺고 있는 현삼밭을 찾았습니다.

현삼 캔다는 소식에 카메라 손에 들고 나섰다가 호랑이가 장가라도 가는지 햇살이 무색할 정도로 오락가락 줄기차게 쏟아지던 비에 발걸음을 돌렸던게 며칠 전… 다행히 너무도 크고 예쁜 무지개라도 보지 못했으면 너무도 억울했을 겁니다.

오늘은 일기예보에도 비소식 없이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가 될거라는 소리에 안심하고 출발해 봅니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도착한 곳. 현삼밭 올라가는 길은 굉장히 가파르고 좁은 산길이었습니다. 이렇게 올라가기도 힘든데 캐어낸 현삼은 어찌 다 지어나를까 하는 걱정이 먼저 되더군요. 높은 산 중턱에 천 평 정도 되는 밭이라기에 아주머니들 여럿이서 일하시고 계시겠구나 하며 올라간 현삼 밭에는 비좁은 길을 어떻게 끌고 올라왔을지가 더 의문스러운 경운기 한대와 노부부 두 분이서 현삼을 캐고 계셨습니다.

잘라놓은 뇌두나 종묘를 이용해 올 봄에 심은 현삼의 지상부는 어른 키만큼 자란 후 서리를 맞아 비쩍 말라지면 지상부를 잘라내고 잡풀이 자라지 않도록 덮어둔 비닐을 거둬냅니다. 이렇게 한 후에야 어르신이 곡괭이로 땅을 파시고 그 뒤를 따라 아주머니께서 흙 위에 올라온 현삼의 흙을 털어내고 잔뿌리를 잘라내서 여러 개 붙어있는 현삼 뿌리를 하나하나 나눠 놓습니다. 기계를 이용하면 빠르고 힘은 덜 들어 좋겠지만 뿌리가 다쳐서 일일이 곡괭이질을 해서 캐야 한다며 이 밭도 일주일이 넘어서야 다 캤다는 말씀에 아직도 너무 영세한 농가사정에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올해 현삼이 여태 농사 지어온 것 중 제일 실하고 알이 많다며 환히 웃으시더군요.

[지상부 자르기전]

-경운기에 현삼을 싣고 비좁은 산길을 한참이나 돌아서 내려오는 길.

玄蔘은 중국과 국내 기원식물이 약간 다른 약재로 국내의 현삼(Scrophularia buergeriana Miq)은 중국에서는 북현삼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북방지역에서 중국현삼(Scrophularia ningpoensis Hemsl)과 함께 상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삼은 중국산의 유통량도 꽤나 많은 양을 차지하기 때문인지 국내에서는 현삼 재배 농가를 찾기가 힘들고 국산 현삼의 생체 가격은 꽤 높습니다. 그런대도 국산이라며 유통되는 현삼의 가격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지 참 아이러니합니다.

채취된 현삼은 여러번의 세척과정을 거쳐서 이물질과 흙, 잔뿌리들을 제거한 뒤 火乾의 방법으로 건조됩니다. 일반 약재들은 약성의 보존 측면에서 陽乾이나 陰乾을 하여야하나 현삼은 지황과 같이 진액이 많은 약재로 양건을 할 경우 津液이 너무 많이 빠져나와 완전히 건조하고 나서 보면 속이 비고 껍질만 남은 것처럼 되어 볼품도 없을 뿐더러 진액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火乾의 방식을 택해 건조합니다. 작년에도 陽乾을 하였다가 낭패 보았던 것을 거울삼아 올해엔 제대로 된 현삼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세척 작업을 철저히 하여서 흙이나 이물질 없는 깨끗한 玄蔘을 만나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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