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재래시장에는 볼거리가 많다.
영천의 장은 더욱 그러한 것이 재래시장과 약재시장이 함께 어우러져 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곳곳에서 팔거리를 짊어지고 장으로 모여든다.
사람들이 저렇듯 많이 모여 사는지, 장날이 되면 도시를 이룬다.

재래시장과 약재시장은 도로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 있다.
약재골목 앞에서는 조금씩 모아온 약재를 정성스레 정리해놓고 주인을 기다린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수집해온 약재들은 대부분 야생이라 귀한 것이 많으나 요즘은 양도 많이 줄어들었다고들 한다.
농한기가 되면 산에 올라가 약초를 캐곤 했는데, 그 수가 점점 줄어드니 당연히 양도 줄어든다.
재배와 야생은 약성의 차이가 크니 값이 비싸더라도 중병을 다스리는 한의사들과 민간인에게 잘 팔린다.
유근피와 가시오가피만을 가지고 나온이도 있다.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소일거리로 나오신 모양이다. 지구자, 상황버섯, 구기자, 오미자, 상백피, 황기, 더덕, 인삼, 마, 위령선, 골담초, 유근피, 잔대, 자초……
민간약재로 쓰이는 약재가 많이 나온다.

자초도 그 중에 하나인데 뿌리약이라 줄기가 말라 버린 겨울부터 싹 트기 전 초봄까지가 약성이 최고조에 달한다.
자초는 어린아이 팔둑굵기만 되어도 산삼처럼 대접을 받는다.
그도 그런 것이 10년이 되면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 정도가 되고 2~30년이 되어야 어린아이 팔둑정도 된다.
건재보다 생물로 더 많이 유통이 되므로 살 사람을 먼저 정하고 약초를 캐는 경우가 많다.
방금전에 한 뿌리를 30만원에 팔았다고 제법 굵은 놈을 가지고 온 아저씨의 입담이 거세진다.

산도라지도 이렇게 굵은 야생은 보기 힘들다며 뇌두를 가리키며 재배는 뇌두가 없다고 한다.


가을에 건조된 조협도, 싹이난 맥아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옴니허브에서 겨울갈근을 판매한지 몇 해 지나 너도나도 겨울칡이라 판매할 때도 그랬지만 맥아도 싹이난 맥아가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한걸 보니 가슴한켠이 뭉클해진다.

재래시장엔 사람이 많고 약재골목엔 약재를 실어갈 차들이 늘어서 있다.
영천에서 몇해전 한약재 육성방안을 위해 ‘도동유통단지’를 만들어 많은 도매상들이 옮겨 갔지만 아직 정착되지 않고 두 곳에서 동시에 거래가 이루어진다.
도동유통단지는 관광차들이 들리기도 한만큼 시에서 육성하고 있다.


옴니허브에서는 작업하는 약재를 제외하고 수집하는 약재나 선별 약재는 할머니들이 소량씩 모아온 약재를 장날마다 조금씩 모아 작업을 하고 대량으로 필요한 약재는 약재골목에서 선별하여 재작업을 한다.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중에 우울하거나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는 병원이나 시장에 가보라신다.
병원에가면 내 몸이 건강함에 감사를 느끼고 시장에 가게되면 사람사는 정이 느껴져서 일까?
매번 장이 열리지만 갈 때마다 새롭고 재미가 있다.
영천장은 2일과 7일에 열린다.
명소를 구경하는 것도 바다 바람을 쐬러 가는 것도 좋지만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한번씩 들러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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