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산수유의 열매를 바라보면 정말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산수유는 아주 이른 봄, 다른 나무들이 잎을 준비하기도 전에 노란 꽃을 피우고, 모든 나무의 열매가 떨어진 1월의 엄동설한에도 붉디 붉은 열매를 풍성히 달고 있습니다.
가장 이른 봄부터 가장 늦은 겨울까지 내적충실을 가해서인지 산수유의 열매는 육(肉)이 충실합니다. 비교하여 앵도의 씨를 까보면 육은 적게 나오고 물기가 대부분인 반면 산수유는 육이 충실하여 수분이 차지하는 양이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산수유는 이러한 꽉찬 충실함으로 부족한 음을 채워 넣어, 强陰益精하고 오장(五臟)을 편안히 하여
通九竅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약재입니다.
꽃
산수유의 꽃눈은 겨울철 열매가 채 떨어지기도 전에 조롱조롱 달리기 시작합니다.
농염히 익은 열매를 비웃기라도 하듯 겨울 꽃눈은 노랑 꽃망울을 차곡차곡 접어 가둔 채 봄을 기다리다 너무 더디게 오는 봄을 재촉하여 부르듯이 꽃망울을 터트려 버립니다.
아직 잠에서 덜깬 대지에 산수유나무는 노랑색의 꽃으로 가지를 감싸며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개울에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대지에 파릇한 새싹이 돋을 때까지 한참동안이나 나무를 덮은 노랑꽃은 충분한 수정을 마친 후 바로 열매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산수유가 노랑꽃으로 물들인 마을은 우리에게 고향같은 정겨움을 주며 마음을 따스하게 해준답니다.
성숙
산수유나무의 줄기는 마치 다산(多産)의 힘듬을 표현하듯 껍질이 일어나고 갈라터져 있습니다. 반면에 청록색의 잎은 더욱 푸르러지고 두꺼워 지며 잎사이에 매달린 녹색의 열매들을 키워 나갑니다. 여름의 햇살을 가득 담아내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 산수유는 조금씩 붉은 기운을 띠기 시작합니다.
오월의 앵두에게 터질 듯한 팽팽함이 있다면 10월의 산수유에게는 꽉 들어찬 충만감이 있습니다. 씹어보고 만져보면 이른 봄부터 준비하여 온 충실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꽉 채워져 있는 기운이 바로 순수유의 약성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힘으로 그 동안 열매를 충실히 해 주었던 잎들이 낙엽이 되어 떨어진 겨울까지도 산수유는 앙상한 가지에 매달려 붉음을 뽐내고 있을 수 있답니다.
수확
산수유는 10월이 지나면서 수확에 들어갑니다.
남쪽의 전남 구례를 시작으로 경북을 거쳐 경기지방으로 수확은 이루어집니다.
빨갛게 익은 열매를 훑어서 햇살에 널어 말리면 조금씩 주름이 지며 꼬들꼬들해 집니다.
산수유는 육(肉)이 충실하고 색깔이 밝은 것을 상품으로 칩니다.
빨리 작업을 끝내기 위해 살짝 익혀 기계로 씨를 까면 작업은 많이 할 수 있지만 肉이 그만큼 덜하고 살짝 삶기는 동안 약력의 손실이 생기게 됩니다.
산수유는 너무 일찍 수확해도 또한 너무 늦게 수확해도 약력이 떨어집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0월말에서 11월경에 수확한 것이 제일 좋을 때입니다.
– 진공 포장된 산수유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Feel free to contrib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