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맥문동 캐느라 바쁜 농민들이 많습니다.
이르면 3월 하순부터 경남 밀양의 농민들은 맥문동을 캐느라 온 가족이 밭에 있습니다.
1년간 심어 가꾼 맥문동이 드디어 효도를 하는데 씨알이 굵고 많이 달리면 힘도 덜 들고 흥마저 납니다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서 좀 적은 느낌입니다.
아무려나 그 수확의 기쁨은 어디 가겠습니까?
아저씨가 어디 가셨는지 얼른 오셔야 쟁기질을 하실 텐데 아주머니들은 놀 수는 없고.. 혹시 놓친 맥문동을 흙을 뒤져가며 줍습니다.
이 집은 아저씨가 열심히 한 이랑 제쳐내고 계시네요. 이렇게 뒤집고 엎어 놓으면 이제 아줌마나 할머니께서 달라붙으셔야 흙을 털고… 한켠에 모읍니다.
밭이 작으면 힘들어도 할 수 없습니다. 아저씨 힘으로 일일이 캐내야 합니다. 물론 힘들지요
금방 뽑혀진 맥문동 포기는 이마치 흙을 많이 부여잡고 있습니다. 이럴 때.. 흔들어 주거나… 두드려 줘야죠.
이렇게 모여 앉아 맥문동을 뜯어 소쿠리에 담습니다. 그다음은 어디로 가야 하는데.. 씻으러 가야 하지요..
이건 또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요?
발이 크거나 일손이 부족하면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옛날 참빗으로 머리카락 속에 숨어 있는 이나 서캐 같은 걸 빗어 내듯이 맥문동 뿌리에 달린 맥문동을 손 쉽게 떼기 위해 고안한 도구 랍니다.
밑에 뭘 대고 툭툭 떨어지는 맥문동을 받아 내고 물론 다시 흙도 털어 내고 따라 갑니다. 남은 잔뿌리도 골라 내고 흙이 고와서 쉽게 씻깁니다. 이제 약 냄새가 좀 나지요?
한편 내년 농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캐어내서 수확한 후 맥문동은 십여 포기로 다시 나눕니다. 두세 가닥으로 쪼개어 다시 심는거지요. 생명력과 병충해 저항력이 무척 강한 맥문동은 전혀.. 정말 전혀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너른 마당에 또 옥상에 수확해서 하나하나 뜯어내고 흙이랑 잔뿌리 떼어내고 시냇가에 가서 또 씻은 맥문동을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에 널어 말립니다.
진액을 가득 머금은 맥문동은 쉬 마르는 약재가 아닙니다만 그래도 어쩝니까? 아침 저녁으로 걷고 또 낮에 널고 비오면 또 걷고 개면 다시 널고…
이제 거의 마른 느낌이 듭니다. 조금 더 말려야 겠지만 말입니다.
맥문동이라는 약재 하나가 약장에 들어오기까지 이렇게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들어가네요. 소중히 쓰여야 겠습니다.
수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포기를 나눠 다시 심는다 합니다. 그때되면 다시 그걸 보러 다녀와야겠네요.
이 글은 옴니허브닷컴에 2002년 3월 15일에 등록된 글을 각색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