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담이 쓰는 한방차 이야기(30)
집중력 높여주는 지황차 응용
“지황 침출차를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많은 실험을 거쳐 퍼핑해 파쇄하기 용이하게 한 다음 입자를 선별했다”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부쩍 늘은 것 같다. 아이가 여럿 있다면 성격으로 치부하고 신경을 덜 쓸 수도 있지만, 아이가 하나, 둘밖에 없는 요즘엔 내 아이가 또래보다 주의력이 결핍되고, 그것이 학습에도 영향을 끼친다면 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인지 최근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즉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 증후군을 전문으로 보는 소아과와 한의원도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성장과정 중에 일어나는 이런 증후군을 간단히 치료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인 대책으로 습관이나 행동, 심리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와 훈련을 병행하면서 아이의 체질에 적합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리라 본다. 오랫동안 치료하고 관리하여야 하는 증후군이기에 고객의 니즈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생활한방 요법이 보조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는 데, 그 중에서도 茶劑는 아주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증후군에 도움이 되는, 집중력을 높이는 한방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하겠지만, 아직은 양방적으로도 유전적 소인이나 뇌의 기능에 약간의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만 이야기하고 있고, 정확한 원인은 딱히 뭐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진단은 담당의사에 의한 증상문진과 행동에 관한 설문지 테스트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가 봤을 때 번잡스럽고, 산만하다는 것은 중심의 기운이 다른 기운에 비해 약하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중심이 잡혀있지 않기에 잘 흔들리고 요동치며 정신이 없어 보이는 양상을 띠는 것이니, 내적인 기운의 중심을 잡아서 모아줄 수만 있다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군약을 지황(地黃)으로 잡았다. 지황은 오뉴월 땡볕에는 잎만 무성히 가지다가 여름 장마를 거치며 대지가 축축해지고 난 다음, 가을 찬기운이 내려옴과 동시에 재빠르게 땅의 기운을 뿌리에 저장한다. 짧은 시간에 뿌리에 저장하는 집중력이 대단해 보인다. 지황은 땅의 기운 즉 地力을 흡수해 자기 몸 안에 갈무리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약초다. 땅의 정기를 흡수해 저장하기에 지황이란 약초명을 받은 것이 아닌가.
숙지황을 만드는 과정은 지황의 이런 효능을 더욱 증강시키는 작업이다. 9증9폭을 거치면서 지황의 약성 중 맛이 웨 하여 빠르고, 흩어지는 성질은 모두 날려버리고, 한 점으로 모으고, 응축하여 보익하는 단맛의 기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황을 군으로 하는 차를 만들지만 침출차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많은 실험을 거친 다음 퍼핑해 파쇄하기 용이하게 한 다음 입자를 선별했다. 지황차를 만들고 난 다음 신과 좌사는 둥글레, 홍삼, 구기자, 오미자, 맥문동, 당귀, 치자 등 다양한 소재로 응용이 가능하다. 증상에 따라 소재를 조합하는 즐거움이 또한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의 많은 연구를 기대해 본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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