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담이 쓰는 한방차이야기(31)
홍삼 응용 한방차
홍콩식품박람회는 일본의 동경식품박람회(FOODEX))보다 규모가 작지만 중국 등 화교권의 많은 나라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그 나름의 특색이 있다. 화교들은 이미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했고, 그 중에서도 화교권에서 통용되는 전통적인 먹거리로 기업을 성장시킨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홍콩식품박람회에는 한약재를 응용한 다양한 건강 식‧음료 문화를 테마로 하는 상품이 많았다. 특히 차(茶)의 경우 많은 회사가 취급하는 아이템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차 문화가 대중적이지는 못하다. 세대를 주도하는 젊은 층이 커피에 열광하면서 차 시장은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다. 외국 박람회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의 부스를 방문하면 한국에도 녹차가 난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녹차는 중국이나 일본을 먼저 떠올리고, 홍차는 인도와 스리랑카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커피는 어차피 외국에서 수입되는 것이니, 한국을 대표하는 차 브랜드는 어쩌면 없는 것이다.
차는 세계 어디를 가도 선물용 상품으로 아주 적합하게 쓰여 왔다. 전통적으로 차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없는 기호품이니 어떤 상품보다 선호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공항 면세점에 가보면 우리나라의 특산품으로 김치나 김 류, 고추장 류가 많다. 물론 선물용 코너에 주류, 화장품, 담배, 홍삼제품 류 등이 있지만 가격에 맞게 한국적인 특색을 선물하려는 사람들의 입맛을 꼭 맞춰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선물용 차 코너는 늘상 빈약하다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홍삼은 당귀나 모과, 황기, 구기자, 오미자, 귤피 등과 복합해도 고유 향미를 잃지 않고 좋은 풍미를 만들어 낸다”
이런 틈새를 바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에게 가장 한국적인 독창성을 나타낼 수 있는 차로 한방차가 자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의학의 오랜 전통이 담아낸 차제가 선물용으로 상품화되려면 기호성과 기능성 모두에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많은 재료를 시음한 끝에 홍삼이 차의 베이스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홍삼은 기능성은 물론이고 기호성 역시 괜찮은 편이다. 홍삼의 삽싸름한 맛이 걸름망을 통해 즉석으로 침출돼 미각을 자극하고, 잔향 역시 오랫동안 남아 기분 좋은 뒷맛을 유지한다. 단 홍삼의 몸통만 쓰는 경우보다 몸통과 발(尾부분)을 모두 사용해 차를 만드는 것이 기호성이 더 좋았다.
홍삼은 단미는 물론 다른 재료와 복합해도 나름대로 좋은 풍미를 만들어 낸다. 당귀나 모과, 황기, 구기자, 오미자, 귤피 등 여러 재료와 어울리면서도 고유의 향미를 잃지 않고 조화를 만들어 내는 좋은 한방차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비록 홍삼이 고가이지만 ‘한국 고려인삼’의 브랜드가 있기에 홍삼을 응용한 한방차를 우리나라 고유의 특색 있는 차로 육성한다면, 분명 선물용 시장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으리라 본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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