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6월 12일 그 동안 숙제처럼 미루어 놓았던 진피의 원형을 찾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다.
육지에선 아무리 물어봐도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순천대 원예학과 교수님이 고흥반도에서 진피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아무래도 진피의 고향인 제주도를 찾는 것이 옳을 것 같았다. 몇 달 전부터 제주도가 고향인 김단주에게 부탁하여 진피에 대해 알아보라고 부탁하던 중 마침 김단주로부터 은사 선생님이 진피를 찾은 것 같다며 제주도를 다녀가시라 한다.

오후 다섯시에 은사선생님을 만나기로 하였기에 시간이 남아 진피에 대해 좀더 체계적으로 조사해 보기 위해 제주대학의 원예학과를 찾았다. 제주대학의 원예학과에서는 반드시 귤나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고 생각되어 찾아보았다. 대학에 도착하니 백 교수님을 소개해 준다.
만나 뵈니 백발이 성성한 노교수님이시다.
백 교수님으로부터 진피의 현지 이름이 ‘산물 ’이라고 들었다.

산물, 산귤, 진귤 등으로 불리지만 현지인들에겐 ‘산물’ 로 통하고 있었다. 백 교수님은 다시 제주 감귤연구소의 김 박사를 찾아가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소개해 준다. 김 박사님은 귤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이라 이간의 내막을 잘 알고 있다고 하신다.

 

급한 마음에 바로 차를 몰아 서귀포로 넘어갔다.

5.16도로엔 간간이 뿌리는 비로 자욱한 안개가 끼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남제주군 남원읍 하례리에 위치한 감귤연구소의 앞뜰엔 각종 귤나무의 표본들이 심겨져 있었다.
김 박사님은 귤나무의 박사답게 그동안 궁금해 왔던 의문을 일시에 풀어주었다.

우리가 약용으로 쓰고 있는 귤나무를 학명으로 구분하여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진피 Citrus Sunki – 산물, 즉 진귤나무의 과피

애월읍의 상가리, 납읍리, 명월리, 어도리, 토평리 등  마을에 집안에 오래된 나무들이 심겨져 있다. 많은 나무들이 베어져 버려 그 숫자가 극히 적다. 음력 10월에 채취한다.

 

청피 C. nippokoreana – 청귤나무의 미숙한 과피

청귤나무는 12월이 되어도 과피가 청색이다. 그러나 현재 청귤나무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으므로 존재가 거의 파악되지 않고 청피도 채취되지 않는다. 청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데 이것은 귤나무의 미성숙한 과피를 벗겨 말린 것으로 엄밀한 의미의 청피와는 다르다.

 

# 참고 – 중약감정학의 내용을 인용하면 청피는 귤 및 재배시 변종된 귤의 미성숙한 과실의 건조된 외층의 두꺼운 과피를 지칭하는 데 보통 5-6월에 채취하거나 아니면 떨어진 낙과의 과실을 취해 꼭다리에서 십자형으로 갈라 벗긴 껍질을 건조하여 말린 것이라 하였다.

 

지각 Aurantii Pericarpium – 광귤나무의 미성숙한 과실을 잘라서 건조, 우리나라에선 탱자의 과실도 지각으로 사용된다. 일본에선 등피라고 명명.

 

당유자 C. grandis – 현지에선 댕유지로 불림, 진피의 대용으로 사용됨.
그러나 유자의 껍질은 두껍고 味甘하여 진피의 味가 辛苦함과 서로 달라 같은 약작용이 있다고는 볼 수가 없다. 음력 7.8월에 수확하여 말려서 사용되나 껍질이 두꺼워 말리기가 어렵다.

유자 C. junos – 전남 고흥반도에서 주로 재배됨. 유자차를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온주밀감 C. unshiu –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감귤

원칙적으로 진피가 아니나 현재 모두가 검정해 주지 않는 사이에 진피로 둔갑되어 사용되고 있다. 밀감의 껍질은 재배시에 농약이 많이 사용되는 관계로 약용으로 쓸 경우 세척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911년 일본에서 들어온 이후 여러 개량종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온주밀감은 수확시기에 따라 조생종 – 추석 전에 수확, 중생종 – 조생종과 만생종의 중간에 수확, 만생종 – 아주 늦게 12월경 수확 등으로 구분되는 데 만약 온주밀감의 껍질을 약용으로 쓰자면 만생종의 과피를 써야한다고 한다.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은 열매, 잎, 껍질의 모양이나 맛도 조금씩 틀려 아는 이는 금방 구별해 낼 수 있다고 한다. 그 밖에 금귤, 홍귤, 잡감, 하귤 등등 귤나무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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